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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관장보도자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62 - 길이 안 보일 땐 목적으로 돌아가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5.17
조회수
163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62]
길이 안 보일 땐 목적으로 돌아가라

기사입력시간 : 2021/05/17 [08:43:00]

화성신문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P씨는 맞벌이 하는 여자 분인데 남편의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줬다. 남편의 입맛이 ‘토종’이라 꼭 국물 있는 음식을 해줘야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일이 힘들어져서 그는 남편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여보, 이제 1주에 한번이라도 부엌에서 해방되고 싶소. 토요일은 일찍 공원 산책을 하고 공원 앞에 샌드위치 파는 집이 있으니 아침은 그걸로 때웁시다.”

 

남편은 뜻밖에도 군소리 없이 선뜻 응해주었다. 그런데 그 주 토요일이 되었을 때다. P씨가 아침에 일어나니 부엌에서 떨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질 않는가. 웬걸 남편이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남편은 P씨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다 준비했어.” 물론 거기에는 저녁에 먹다 남은 고깃국까지 알뜰하게 보온병에 담겨져 있었다.

 

이 장면을 보고 P씨는 불현듯 화가 났다. “이건 아니잖아. 우리 아침은 샌드위치 먹기로 했잖아.” 남편이 대꾸했다. “당신이 부엌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해서 내가 한 거야. 당신은 신경 쓰지 말라니까.” 이렇게 두 사람은 다투다가 남편은 혼자 자신이 싼 도시락을 들고 나가버렸다. 멋지게 새 출발하려던 P씨의 구상은 허무하게 증발하고 있었다.

 

혼자 남은 P씨는 기분이 꿀꿀했다. 혼자 산책을 나갈 기분도 아니고 책을 읽으려 해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그 이는 왜 그럴까?” “항상 그 모양이야.” “가볍게 샌드위치 먹자는데 그거 하나 못 맞춰줘?!” 그런데 서서히 마음속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었지?” 화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맞아. 일주에 하루 부엌에서 해방되고 싶어 했지!” 바로 그거였다. 주1회 부엌에서 해방되는 것, 그것이 목적이었다. 샌드위치를 먹는 것이 아니었다. 샌드위치를 먹는 것은 방법론이었지 목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남편은 자신의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다. P씨는 남편에게 바로 문자를 보냈다. “과일은 어디로 배달할까요?” 그것으로 두 사람의 문제는 깔끔히 해결되고 말았다.   

 

S씨는 아이들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인데 이들에게 매달 용돈을 주고, 또 일을 잘 했을 때는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용돈을 조금 쓰고 저축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항상 불만이다. 그래서 어떤 때는 화를 내면서 용돈 지급을 중지하기도 하고 또 삭감하기도 한다. 이때마다 아이들은 아빠의 일방적인 조치에 불만을 터뜨린다. 

 

하루는 S씨가 곰곰이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목적이 뭐지? 저축이 목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는 것이 목적이었다. 경제관념은 벌 때 제대로 벌고, 또 쓸 때도 제대로 쓰는 거 아니겠는가. 생각 없이 써버리면 문제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고, 계산을 해서 쓴다면 그것도 훌륭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S씨는 아이들과 어떻게 용돈을 쓰는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고, 잘못 썼을 경우도 그 결과를 스스로 감내하도록 했다. 자신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는 항상 목적이 있다. 그런데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고 일부터 하거나, 원래 목적을 잃어버리고 일에만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이상하다고 느낄 때는 반드시 돌아가서 목적을 다시 명확히 해야 한다. 아니 일이 그런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중간 중간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왜 이렇게 하고 있지?” 하고 점검을 해야 한다. 목적이 출발이고 원인이기 때문이다. 동식물은 그냥 자극에 반응한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잔다. 그런데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삶을 설계해 나가는 존재다. 목적이 우선인 것이다.

 

목적을 잠시 까먹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목적과 반대로 일을 하고 또 살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고객만족’이 목표라고 하면서 고객이 아니라 ‘회사만족’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환경 살리기’라고 하면서 ‘환경파괴’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을 위해 일한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작 가족과는 시간을 보내지 않고 일에만 몰입하는 경우를 본다.

 

직원들이 일에 매몰되어 있을 때, 리더는 목적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이 일의 개선을 생각할 때, 리더는 목적을 재음미해서 목적을 새롭게 정의하는 사람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과제의 목적은 무엇인가? 오늘의 목적은? 그리고 우리 회사의 목적은?  나의 삶의 목적은? 

 

choyho@ajou.ac.kr

화성신문 2021.05.17

http://www.ihsnews.com/3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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