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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보도자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43 - 장기이익을 위해 단기이익은 포기해야 하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2.22
조회수
2285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늘어나면서 연말 경기가 말이 아니다. 동네 자영업자들이 거의 빈손으로 하루를 마감해야 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아예 저녁에는 도심조차도 한산하다. 이런 때는 건물주들이 세 들어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당분간 아예 받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씨는 노후 대책으로 상가를 하나 분양받아 세를 놓았다. 처음 들어온 사람이 김밥집을 운영했다. 처음 몇 달은 임대료를 잘 냈었는데 그 후론 며칠씩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급기야 집세를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깎아주지 않았다. 결국 김밥집은 나갔고 다른 업자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두 번째 업자가 쉽게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결국 한 달 가량 상가를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로 들어온 가게는 휴대폰을 파는 가게였다. 김밥보다 휴대폰이 낫겠거니 했으나, 이 가게 역시 똑같은 길을 걸었다. 결국 휴대폰 가게도 짐을 쌌다. A씨는 그 다음 같은 임대료에 들어올 가게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시 두 달을 버티다 임대료를 낮추어서 새 입주 가게를 맞이했다.

 

B씨는 상가건물을 하나 소유하고 있다. 그 건물을 운영하기 위해 그는 연구를 많이 했다. B씨는 처음부터 세를 많이 받는 전략을 쓰지 않았다. 주변보다 조금 싸게 내놓되 업종과 들어올 사람을 골랐다. 장사를 잘 할 사람 그리고 오래 버틸 수 있는 사람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2층부터는 임대료를 대폭 낮춰주었다. 그리고는 그 건물에 세 들어 영업을 하는 가게들을 잘 관찰했다. 그랬더니 영업이 잘 되는 가게와 그렇지 않은 가게의 차이가 보였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그 건물에 들어오는 가게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고 컨설팅을 해주었다. 영업이 어려울 때는 신속하게 세를 낮추어 주었다.

 

상가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입주자로부터 높은 임대료를 받으면 좋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받는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다. 높은 임대료를 받았는데 가게가 망해서 나가고 공실이 생기고 하면 결국은 손해인 것이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있더라도 임대료를 낮춰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익과 장기적인 이익이 상충되는 때가 많다. 지금 당장 배가 고프다고 야식을 하게 되면 결국 나중에는 비만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지금 당장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계를 무리하게 돌리면 나중에는 기계가 망가져서 더 큰 비용이 든다. 지금 당장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2-3년 후엔 팔 물건이 없어진다. 지금 당장 돈이 들기 때문에 직원들을 교육시키지 않고 부려먹기만 한다면 결국 우수 직원들이 퇴사를 하게 될 것이고 남은 직원들은 무능하게 될 것이다.

 

리더는 그래서 단기이익보다 장기이익에 치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 이익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단기적인 이익이 없으면 곧 망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은 결코 단기적인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기 이익을 포기할 수 있으려면, 몇 년을 버틸 수 있는 ‘실탄’이 있어야 한다. 비축해둔 자금이 있거나 외부에 물주가 있거나 말이다.

 

문제는 장기 이익과 단기 이익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기 이익을 포기해서는 안 되지만 조금 연기할 수 있고, 조금 미룰 수도 있다. 마시멜로 실험에서처럼, 지금 조금 참으면 나중에 두 개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장기이익을 생각한다고 해서 그저 먼 미래만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된다. 그 장기 이익. 그 장기 목표를 쪼개고 쪼개서 단기 과제로 바꾸어야 한다. 5년 후에 집을 사겠다고 하면, 매년 무엇을 해야 하며, 금년에는 무엇을 해야 하고, 오늘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해내야 한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Deloitte)가 글로벌 패밀리 기업 79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2019) 자료에도 그 점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우수기업의 비결은 장기적 목표와 단기적 추진력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다. 양자택일이 결코 아니다.         

 

choyho@ajou.ac.kr


화성신문 2020.12.21.보도

http://www.ihsnews.com/37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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