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의 목요 철학: 스피노자, 기쁨과 자유의 철학

스피노자는 참 이상한 철학자입니다. 한없이 평온하고 신중해 보이는 글쓰기 속에 이전까지의 사고를 전복하는 힘과 불온성을 담고 있지요. 용감하게 싸우되 평온함을 잃지 않고, 더없이 신중하되 머뭇거림이 없습니다. 스피노자의 <윤리학>은 신체성의 문제를 비롯하여 제도와 이데올로기, 정치와 욕망, 제도와 정서, 인간과 사물, 개체와 전체의 관계 등 현실의 지평에서 우리가 사유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들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 점에서 스피노자는 현재적인, 너무나 현재적인 철학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역사적 조건들은 이전과 분명 크게 달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일단, 이념의 가치와 계급적 정체성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계급갈등이나 진보vs보수 라는 틀로는 우리 시대를 가늠하기 어려워졌지요. 더 근본적으로, 우리의 신체는 더이상 이전의 신체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사물thing들과의 관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근본적으로 질문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대체 인간이란 사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진 걸까요? 우리의 욕망, 우리의 감정, 우리의 판단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 걸까요? 왜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의 예속을 욕망하는 걸까요? 어떻게 예속을 깨고 능동적 자유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스피노자를 읽으면서 지금 우리 자신의 출구를 발명해보려 합니다. 

일시: 3.7~4.25 (목, 8회) 19-21시
장소: 2층 영상강의실
정원: 30명
수강료: 4만원
강사: 채운(비평공간 규문 대표)

3.07 스피노자의 삶과 시대 : 우리가 지금 스피노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
3.14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무구함 : 신과 양태
3.21 우리의 신체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심신 이원론을 넘어서
3.28 관념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 신체의 변용과 관념
4.04 우리는 왜 억압을 욕망하는가 : 정념과 윤리
4.11 우리는 어떻게 기쁨으로 변용될 것인가 : 존재와 역량
4.18 ‘좋은 사회’에 대한 새로운 비전 : 공동체와 개인
4.25 지복에 이르는 길 :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