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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여러분은 우리 모두의 선물입니다

작성자
이명선
작성일
2017-03-02
조회수
908



여러분은 우리 모두의 선물입니다

2016 누구나학교 네트워크 파티를 다녀오다


2016년을 갈무리 하는 자리, 빨간 드레스코드는 기본

한 해를 보내는 12월의 끝자락, 원치 않는 문자들이 새삼 친했었다는 듯 쏟아진다. 딱히 답문을 해줄 필요가 없는 피곤한 문자들에 지칠 때, ‘누구나학교를 참여하신 분들과 다시 한 번 더 만나고 싶습니다.’란 문자에 호기심이 생긴다. 잘 모르는 사람, 특정한 사람이 아닌 막연한 사람,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누구’이다. 그 누구나인 사람들이 학교를 만들고 참여한 ‘누구나학교’ 단 한 번 참여한 나 같은 사람이 가도 될까? 망설이는 마음 한편으로 ‘누구나 오라잖아. 가면 어때?’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담쟁이 카페를 향했다.


빨간 모자, 빨간 머리띠, 빨간 리본들이 담쟁이 카페의 출입구에 한 가득이다. '아하, 오늘 파티 드레스코드가 빨강색이었지, 난 빨간 모자를 써볼까?’ 빨간 모자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고무줄을 잡아당겨 목에 걸었다. 제대로 파티 드레스코드를 맞췄다. 여기저기 빨간 모자, 빨간 리본, 빨간 스웨터, 빨간 물결이 너울거리는 사이로 아는 얼굴을 찾아본다. 아무도 없다.


진행하는 COCOCO(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모더레이터 양성과정을 수강한 후 ‘소셜드림프로젝트’를 결성) 관계자들 외는 다 모른다. 낯선 자리,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쉬우나 이 자리에선 어색함이란 없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수도 없다. 쉴 새 없이 자리를 옮겨 다니며 이야기를 하고 들어야 한다. 일명 ‘아이스브레이킹’이다. 서먹한 분위기를 통통 튀는 시간으로 만드는 시간, 자기소개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소개를 통해 그 사람의 생각까지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 아이스브레이킹 후 전시된 작품, 자기소개서라 할 수 있다

 

“누구나학교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나요?”

“나눔, 배움, 소통, 재능 기부, 새로운 사람들, 배움의 동급생, 이그나이트, 쇼핑몰, 도움주기, 미소, 친교요.”

“각자 듣는 수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그래도 ‘재능, 기부, 배움터’는 공통이네요.”


누구나학교 학생들의 이그나이트 시간

"주체적 활동을 통해 나눔과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비전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기획하고, 홍보와 실행의 과정까지 모두 학생들 스스로 했다. 1년의 활동을 연초(年初)에 계획하고 참여하는 학생들 모두 의견을 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공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열기도 하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 교류하고, 소강의를 열면서 ‘누구나학교’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이라 부족한 시간을 쪼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서로 부담을 주는 일은 피했다. 서로 연락을 자주하며 잘해보자는 의욕을 나누었다. 학습관에 오는 게 힐링이다.”


여고생(수원, 영복여고) 둘이 나와 그동안 했던 ‘누구나학교 청소년 서포터즈’의 활동을 이그나이트로 설명했다. 똑소리 나는 설명에   어른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에 아프면 병원가야 한다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흔들림의 시기, 더욱 공부 스트레스가 심한 청소년들의 지난 시간들을 보니 더 크게 다가왔다.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이런 활동을 언제 하느냐는 우려의 시선이 힘들었다는 말에 더 큰 박수가 이어졌다. 자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라 시간을 쪼개 활동했다는 두 학생의 말에 ‘누구나학교’가 지역사회 운동의 주춧돌 노릇을 제대로 한 듯하다.


 

▲ 여고생들의 누구나학교 활동보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누구나학교

‘누구나, 무엇이나, 어디나’는 ‘누구나학교’의 선언문이다. 홈페이지를 통하면 누구나 강좌를 개설할 수 있고, 종교, 정당, 영리 등의 목적 외에는 강의 주제에 제한이 없다. 간혹 무료 강의이기 때문에 신청을 하고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간의 약속이기에 꼭 지켰으면 한다. 자유롭게 배움과 지식을 나누는 ‘누구나학교’는 시민 모두가 만드는 배움터다. 밥알 하나는 작지만 뭉치면 밥 한 그릇이 된다는 학생들처럼 거창한 배움이 아니라 나만의 주제로 소소한 삶의 지혜를 나누면 된다.

 

‘배우고 싶은 것’과 ‘알려줄 수 있는 것’을 적어보는 시간, 모두 심각하게 고개 숙여 자신만의 배움과 앎을 적는다. 모두 생각이 많아진다. 그때 들리는 소리 “가르치는 걸 쉽게 여겨야 해요. 우리 대단한 것 배우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고 했지요. 삼천 원으로 맛있게 먹는 법, 연애하는 법, 머리 손질하는 법 등 우리 아이들이 개설했던 강의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옥구슬처럼 예쁜 목소리를 갖고 싶다는 이의 목소리 개조법, 좀 더 예뻐지는 법, 프로필사진을 폼 나게 찍는 법, 노래, 영어, 그림그리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제력 등이 배우고 싶은 것이고, 노래잘하는 법, 인물스케치, 스페인어, 영화 만들기, 한글 포토샵, 춤, 영어 등은 알려줄 수 있는 것이다.

 

노래 잘하는 법과 실생활 영어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고 배우는 즉석 배움터가 열렸다.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알려주는 선생님들은 짧은 시간이지만 어렵지 않게 알짜배기만 알려주었다. ‘성대가 붙어야 소리가 난다. 성대가 약하면 노래를 못한다. 성대를 강화하는 발성훈련을 반복하라. 영어는 어렵다는 인정을 한 후, 언어는 소통의 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쉬운 만화 보기부터 시작해라.’ 여기저기서 따라하는 소리가 들린다. 금방 노래박사, 영어박사가 된 듯 담쟁이카페가 후끈해진다.


 

▲ 올해 나에게 '배움'을 주던 순간 포착


모둠별로 올해 ‘배움’과 연관된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으로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림책 강의를 평생학습관에서 했는데 함께 호응해준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평생학습관은 친정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배운 경험으로 영통복지관에서 누구나학교를 열고 있다. 학생이라 적극적인 나눔이 쉽지 않은데 엄마 따라온 이곳에서 배우는 과정의 즐거움을 알았다. 광화문 광장에 가서 함께 한다는 의미를 알았다.’ 발표하는 모둠원의 경험은 다르지만 각자 느끼는 배움의 크기가 느껴진다. 오늘 이 공간에서 처음 만난 이들이지만 서로에게 배움을 주고받고 있다는 기쁨에 한 식구가 된다.


도란도란 나누는 소감, 함께 모여 나누니 좋아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알게 되어 좋다. 이렇게 좋은 복지시설이 잘 되어있는 줄 몰랐다.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임을 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느끼겠다.”

“학생들과 한 모둠이 되었다. 처음엔 세대차이가 느껴지면 어떨까 했는데 기우였다. 학생들이 어른들보다 생각이 깊고, 어른들과의 소통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학생들이 큰 인물이 되도록 우리 어른들이 더 어른다워져야겠다.”

“우리 모둠은 가족모임이 되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시간이 부족한데 오늘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족과 함께 해서 더 좋았다.”

“젊은 사람과 호흡해 행복했다. 재능 기부도 더 많이 하고 봉사도 더 해야겠다.”

“여러 사람과 만나 좋았다. 처음엔 어색해 좀 쭈뼛거렸는데 오기를 정말 잘했다.”

 

모둠별 소감을 듣다보니 내년 2017년의 ‘누구나학교 네트워크 파티’가 기다려진다. ‘우리 모두가 선물’이라는 마지막 인사처럼 누구에게나 선물이 되는 우리들, 올해의 힘듦은 버리고 새해에 웃을 일이 많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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